우리민족의 상징 국궁

역사적으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적 무기들이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무기는 창이며, 일본 무사의 주 무기는 칼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한민족을 상징하는 무기는 활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동이민족(東夷民族)이라 불렸는데, 여기서 '이(夷)' 자는 활(弓)을 든 사람을 표현하고 있는 한자로, 여기서도 우리 민족이 활의 명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장수 양만춘은 고구려를 침략한 당나라 태종의 눈을, 이순신 장군은 흔들리는 배에서 반대편 배의 적장의 머리를 활로 명중시켰다는 사실만 봐도 우리 민족의 활쏘기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엿볼 수 있습니다.

생활속에 스며든 국궁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궁 마니아입니다. 국궁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오십견으로 찾아온 어깨 통증으로 고생할 때 지인이 추천해줘서 시작한 국궁이 이제는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 그리고 평소에도 틈나는 대로 활터를 찾아 하루 100 발의 활을 쏩니다. 사대에서 145m 밖의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다 보면 온 정신이 모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늘 새벽 4시면 하루를 시작하는 저는 국궁을 통해 하루의 시작에 활기를 불어 넣고, 일을 하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틈틈이 집무실 한쪽에 위치한말에 올라 활시위를 당깁니다. 특히, 집무 중 활을 쏘면 기업경영의 무거운 짐을 잠시 동안 날려버릴 수 있어 좋습니다. 집중력을키워주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활은 제 에너지입니다. 

경영의 동반자이자 스승 국궁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고, 한 걸음 물러나 다시 점검한 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힘 있게 활을 쏘는 국궁은 경영과 매우 유사합니다.그래서 어찌보면 국궁은 제 경영의 뗄 수 없는 동반자이자 스승이기도 합니다. 저는 국궁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하나의 경영원리가 담겨 있어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활을 쏘는 단계 중 만작의 단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만작은 활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 4~6초 정도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단계로, 가장 좋은 발시의 기회를 만들어 내는 국궁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따라서 이만작의 단계는 기업이 신규사업에 진출할 때 시장의 동향이나 경쟁업체의 현황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단계와 매우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작이 잘못된 화살이 과녁에 제대로 닿을 수 없는 이치와 같이 경영 또한 이 과정이 어긋나면 원하는 경영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3대 대첩인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 모두 전쟁에서 뒤로 후진하였다가 최적의 시기에 공격하여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들 모두 활의 명인들이었기 때문에 만작의 원리를 알고 이를 전쟁에 활용한 것입니다.

국궁은 밀며 당기기에서 활시위를 최대한 뒤로 당겨야 만작이 되는데, 이때가 가장 힘든 단계입니다. 그리고 만작이 완성되면 화살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과녁을 향해 날아갑니다. 우리 인생도 국궁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살아가는 동안 어렵고 힘든순간이 한번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면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힘을 내 다음을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힘든 만작의 시기가지나고 나면 여러분들의 삶에도 힘찬 비상의 순간이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