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서 있는 화석에너지

에너지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생산을 증가시키고 수요를 감소시켜서 탄소(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시장에 대한 전망을 바꾸어 놓고 있다. 2008년부터 셰일가스와 오일 생산에 쓰인 수압파쇄법과 수평시추법 개발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등한 에너지 생산국이 될 수 있었고, 태양광, 풍력, 수력으로 대표되는 신재생에너지는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전역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 OPEC이 감산없이 석유생산량을 유지하면서 오일가격은 지난 4개월 동안 50% 이상 떨어졌고 이로 인해 향후 석유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2조 가량의 부(富)가 이동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고, 기존 화석 연료 중심의 공급구조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기술의 발달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공급을 촉진할 것이며 세계 각 국가들은 미국이 개발한 셰일기술을 앞다퉈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에너지 개발을 위한 탐사는 수십 년 동안에 걸쳐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자본 집약적 개발모델이었으나, 이제는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새로운 에너지 채굴시설 설치가 가능하다. 한 참가자는 “이런 채굴시설은 에너지 가격에 따라 생산을 중지하거나 재개하기가 매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를 액화해서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 수입국들은 유가하락으로 인해 발생한 자금여력을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에너지시스템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와의 융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러한 초기 혁신들은 넓고 빠르게 전 세계에서 확장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효율성이 개선돼 생산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태양광?풍력에너지 생산비용은 1975년대와 비교해 이미 45%나 낮아졌는데 이것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빠른 것이다”라고 한 패널리스트가 설명했다. 에너지효율 기술은 화석연료의 수요를 감소시킨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생산 및 운용,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한 스마트제품 등 친환경에너지 관련 시스템의 결합으로 선진국 시장에서만 석유를 수백만 배럴 줄일 수 있다. 한 참가자는 “수요곡선이 수평이든 아래로 꺾이든 이제 화석연료분야가 투자자본을 끌어오기가 과거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투자가 다른 에너지분야로 쏠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석유업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다. “산유국들은 이미 수 조 달러를 투자했고 쉽게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화석연료분야가 이런 트렌드에 맞설 무기는 무엇일까? 한 패널리스트는 “천연가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에서 점점 더 중요한 자원으로 에너지 믹스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라며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오랜 시간 동안 에너지 믹스에서 화석연료가 80%를 차지했었고 멀지 않은 미래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셰일가스 개발로 시작된 LNG생산 증가추세와, 친환경적 장점을 감안했을 때, 상류분야에서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천연가스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참가자들은 저유가가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을 더디게 하거나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했다. “청정에너지 개발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이미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지금보다 30% 이상 확대시킨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미국과 중국은 양자회담에서 오는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6~28%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바람과 태양이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며 유가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패널들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