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내다본 에너지의 미래

세계 에너지 산업은 현재 대전환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연소 기반 경제에서 비연소 기반의 경제 시스템으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자본 집약산업에서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 집약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Source: OilPrice.com

파리기후협약으로 더욱 빠르게 변화될 미래의 에너지 산업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도 큰 이슈로 자리하고 있다.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으로서 나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에너지와 관련한 다양한 토론 세션에 참석하고 있는데 지난 17일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에너지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는 “The Future of Energy” 세션이 있어 참석해 의견을 청취해 보았다.

이 세션에는 파티 비롤 (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을 비롯해 케네스 허쉬 (Kenneth A. Hersh) NGP 캐피털 매니지먼트 사장, 아민 알나세르 (Amin H. Nasser) 사우디 아람코 사장, 프란체스코 스타라체 (Francesco Starace) Enel 사장, 추 보핑 (Chou Bauping) 중국 Qodiam 회장이 참석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비롤 총장은 토론에서 전기차로 인해 석유에 대한 수요가 곧 정점에 이른 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의견에 반대한다면서 전기차가 늘어난다고 해도, 대형 트럭이나 배, 비행기 등 다른 수송 분야에서는 여전히 석유가 쓰일 것이며 석유화학 분야도 건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석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기는 하겠지만 전기자동차가 이러한 석유 수요의 감소를 이끄는 주요한 요인은 될 수 없다고 내다보았다.

알나세르 사장도 비롤 사무총장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산업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전환과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들이 석유 산업을 위협하고는 있지만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중이 약 4%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전기차도 2040년까지 1억 5천만대로 증가하긴 하겠지만 이는 전체 승용차 대수의 8%에 불과하다며 신재생에너지가 석유 연료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수십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반면 대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스타라체 사장은 우리가 증기기관차를 이용할 때만 해도 전기로 가는 열차는 상상하지도 못했었다며 기술이 대전환을 빠르게 이끌고 있으며 특히 이러한 대전환이 에너지 산업 안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생활가전 등 다양한 다른 산업 분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 새로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렇게 강력하고 복합적인 힘이 에너지 산업의 변화를 이끈 적은 없었다며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대전환을 더욱 빠르게 이끌어 10년 또는 15년 후에는 신재생에너지가 모든 화석연료 발전소들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한편 허쉬 사장은 지난 2014년 OPEC이 석유값을 내리며 미국 내 셰일 업자들과 ‘치킨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많은 셰일 업자들이 힘들어 했지만 결국 이는 셰일 생산의 생산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며 세계 석유 시장은 더 이상 OPEC의 산유량 조절에 끌려가지 않으며 자유시장경제 체재로 이미 전환되었다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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