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기업의 생사를 결정한다.

Source: Joshua Sortino/Unsplash

디지털 기술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은 오늘날 세계 경제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디바이스 등 혁신적인 기술이 각종 산업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어 디지털화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나아가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디지털 경제'가 매우 주요한 주제로 다뤄지는 것도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첫 번째 요소는 정보(information)와 데이터 활용능력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가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 두 번째는 소비자의 needs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소비자 친화적으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근 스타트업을 포함해 기업들이 발 빠르게 디지털화된 사업 모델을 쏟아내며 모든 분야에서 산업 생태계를 바꿔가고 있는 현실이 마지막 이유다. 이것은 비단 넷플릭스나 우버와 같은 서비스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들도 앞다투어 미래 디지털 사회에서의 경쟁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정보 시스템 연구 센터 (MIT CISR) 는 국제 컨설팅 업체인 AlixPartners사와 함께 400개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반의 미래에 대한 대비 정도를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조사에 응한 기업 중 23%가 "미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업체는 실제 고객 인터페이스와 비즈니스 운영방식을 디지털화한 회사들이었다. 게다가 이들 기업의 이익은 업계 평균보다 16% 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특이한 점은 제조 및 중공업과 같은 B2B 회사가 디지털 전환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반 리테일(소매) 업체나 기타 금융 서비스 회사보다 더 많이 디지털 기술을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예로, 작년 지멘스가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바 있다. 제조업에 IT 기술을 접목시켜 스마트 공장을 운영하는 한편, 조 단위의 예산을 투입해 로봇과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 GE도 스마트 공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리가 변화를 느낄 사이도 없이 이미 산업 전반으로 디지털화가 크게 진행된 것이다.

연구를 통해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는데 실제로 Back-End에 집중한 회사들이 Front-End에 집중한 회사들에 비해 기업 순이익이 현저히 높았다는 것이다. Front-End는 인터페이스에 비유할 수 있으며 이용하는 클라이언트 및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램을 이른다. 반대로 Back-End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는 않으나 Front-End프로그램과 연동하여 기술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즉, 매력적인 고객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하는 기본 구조와 데이터 플랫폼을 정밀하게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비즈니스의 Back-End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소비자를 상대하는 Front-End에 기술 투자하는 것보다 더욱 경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지만 모두가 디지털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못지않게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에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령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고자 결정하면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고려해서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방대한 디지털 기술들의 소용돌이 속에 단순히 대기업의 성장 모델을 따라가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디지털화를 미루거나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하려는 마인드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야 하는 변화와 도전의 시점에 선 우리 기업들이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학습하고 필요한 역량을 육성해 다가오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체질로 거듭나야 함을 절감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