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너지 정치학의 시대

Source: IEA / World Energy Outlook 2017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 ‘에너지 전환’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리게 하는 만큼 다보스 포럼에도 매년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다. 올해도 어김없이 23일에 있었던 "A New Era for Energy Politics (새로운 에너지 정치학의 시대)" 세션을 통해 다루어졌다.

이 세션에는 IEA 사무총장인 파티 비롤(Fatih Birol)를 비롯해 카타르 에너지 및 산업부 장관인 모하메드 살레 사다(Mohammed Saleh Sada)와 기업을 대변하는 역할로 센트리카 CEO인 이아인 콘(Iain Conn), 트리나 솔라 회장 겸 CEO인 가오 지판(Gao Jifan), 엔지 그룹 CEO인 이자벨 코셰(Isabelle Kocher)가 참여했다.

세션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전환의 현재 모습을 짚어보는 데에서 출발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큰 흐름을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셰일 오일과 가스로 인해 미국이 에너지 시장에서 최대 생산국으로서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둘째, 신재생에너지의 비용하락에 힘입어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셋째, 중국이 대기오염 문제 해결("make its skies blue again")을 위해 에너지 정책의 큰 틀을 바꾸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넷째, 전기의 수요와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당분간 이런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다.

참가한 패널리스트 모두 에너지 전환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고 있고, 변화의 방향이 바람직한 것이라는 부분에서 동의했지만, 세부적인 속도나 방향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견을 보였다.

카타르 에너지 및 산업부 장관 모하메드 살레 사다는 "변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는 글로벌 에너지믹스에서 여전히 3/4을 차지할 것이며, 에너지 수요는 현재보다 30% 증가할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이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급속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티 비롤 사무총장도 이에 동의하며 "30년 전 화석연료 비중이 81%였는데 현재도 81%로 전혀 변화가 없다.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지만, 화석연료 수요도 비슷한 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가오 지판 회장은 "지난 30년과 향후 30년은 매우 다를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더 낮아질 것이며 이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 같은 변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각국의 에너지 정책이 매우 중요하며, 이는 향후 수십 년 후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결정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투자와 관련해 최근 에너지 분야 신규투자가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되는 반면, 전통에너지 투자는 과거의 50% 정도로 줄어든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통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일관되지 못하면 몇 년 단위로 유가가 크게 변화하고 이는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민간분야의 일관성 있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데 참가자들이 대부분 동의했다. 이자벨 코셰 엔지 그룹 CEO는 에너지 소비감축에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에너지효율 분야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 (World Energy Outlook 2017)에 따르면, 2040년까지 에너지로 인한 CO2 배출량과 대기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조기 사망이 모두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빈곤층이 줄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세계 인구의 약 14% (약 11억 명)가 전기를 이용할 수 없으며 약 28억 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위생적인 조리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또한 대기오염으로 매년 약 6백만 명의 조기 사망이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에겐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존재한다. 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WEC는 2019년 ‘Energy Prosperity’을 주제로 World Energy Congress 개최를 아부다비에서 예정하고 있다. 2년도 남지 않는 시간에 또 어떤 혁신적인 기술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지 모른다.  바람직한 정책과 혁신기술의 조합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미래를 중단없이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