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분야의 긴밀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때

Source: Reuters/NASA

지난 세기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의 결과물들은 대부분 국제적 협력과 이를 통해 수많은 과학자가 공동으로 연구한 노력의 성과다.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의 건설도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등 세계 16개국 수천 명의 과학자가 함께 노력한 결과였으며 완료까지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Human Genome Project)가 13년 만에 완료될 수 있었던 것도 생물학 기술의 발전 및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국제 협력의 확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과학 분야에서의 국경을 넘어선 협력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해왔다.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거나 늘어나는 인구를 대비한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는 일처럼 현재 우리 인류가 당면한 지구적 차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과학 분야에서의 폭넓고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정세는 과학 분야의 협력 증진에 호의적이지 않다. ‘브렉시트’나 미국의 ‘8개국 입국 금지 조치’ 등 자국 우선의 국가주의와 고립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분열돼가고 있는 지금의 세계정세 속에서 인류의 발전을 위한 과학 분야의 국제적 협력을 호소하는 전문가들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과학 전망 (The Global Science Outlook)" 세션에서도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Scientific American의 에디터인 Mariette DiChristina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패널리스트들은 과학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고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는 노벨 재단의 이사인 Lars Heikensten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이러한 과학의 혜택을 지속해서 누리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Wellcome Trust의 디렉터인 Farrar는 미래의 과학은 모든 문화와 인류가 함께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굳건한 국제적 협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학이 전 지구적인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각 국가가 이를 보다 국가주의적 관점에서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CEO인 Sue Desmond-Hellmann도 2018년이 위기 속에서 우리 인류의 협동심을 시험받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디렉터인 V. Ramgopal Rao 역시 전 지구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과학자들의 광범위한 협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에너지와 친환경기술도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가진 친환경기술은 개별회사 또는 국가적인 자산일 수도 있지만 이를 공유할 경우, 기후변화와 맞서 싸우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지식이나 기술은 특정 기업이나 국가의 지식재산권임과 동시에 인류의 자산이므로 공유 미래 창조라는 대명제를 위해 국제기구나 정부 간 협의를 통해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만 기술개발 주체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수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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