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리는 관심

Source: 조선비즈

지금 다보스포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반(反)다보스맨'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폐막 연설을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안보 그리고 경제 문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워 왔다. 특히 다보스포럼 개최 불과 하루 전에는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다보스포럼에 역행하는 행보다. 더욱이 올해 주제는 ‘파편화된 세상에서의 공유미래 창조’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어울리지 않는 손님이다.

그런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폐막식 연설이 세계정세와 무역질서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도 전부터 세계 각국 정상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를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메르켈 독일 총리도 연설을 통해 지금 국제사회에 필요한 것은 국제적인 협력이지 장벽이 아니라며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다보스와 취리히 등 스위스 도시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 다보스포럼에서도 이와 관련한 세션이 열렸다. 지난 24일 “미국 우선주의가 세계에 끼치는 영향 (The Global Impact of America First)”이라는 세션이 열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은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특히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들이 오히려 미국에 이익을 가져다 주기 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정경대의 Jin Keyu 교수는 이번에 단행된 세탁기와 태양광 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처럼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될 경우 중국의 보복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에 따른 세계 경제에서의 공백은 오히려 중국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중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주 상원의원인 Bob Corker도 미국의 TPP 탈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지를 약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을 고립시킬 수도 있지 않겠냐는 방청석으로부터의 질문에 Bob Corker 의원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의 재조정이 필요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미국 고립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래바논 공중 보건부 장관인 Ghassan Hasbani도 어떤 국가도 국제적인 문제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 폐막 연설에서 어떠한 내용의 연설을 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Bob Corker 의원은 미국이 세계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고립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의 선임연구원인 Kaplan도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들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미국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라는 점을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Jin Keyu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는 별개로 세계 사회에서 미국이 가지는 책임은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는 미국의 협력과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 없이는 세계 사회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어떠한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로 떠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얼마나 위대한지, 또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는지를 알리기 위해 다보스로 출발한다”고 남겼다고 한다. '비즈니스맨'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다보스포럼을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홍보 도구로 활용할지, 아니면 국제 협력을 바라는 ‘다보스맨’들의 손을 잡아줄지, 오는 26일 다보스포럼 폐막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세지를 던질 것인지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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