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경제위기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글로벌 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이 낙관적 현실 속에 또 다른 위기의 불씨가 살아있으며 위기가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의 Tom Keene이 진행한 "또 다른 경제 위기? (The Next Financial Crisis?)" 라는 세션에서 Kenneth Rogoff하버드대 교수는 다음 금융 위기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현재 중국이 금융 위기를 암시하는 몇 가지 징후들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그동안 안정되어 있던 물가가 올라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2%를 초과할 수 있는데, 이를 신호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디레버리징을 위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글로벌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반적으로 여러 패널리스트가 장기간에 걸친 양적 완화 및 저금리로 인해 중국, 한국, 캐나다,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가계부채가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또, 경제 규모가 큰 중국의 자산버블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진행자인 Tom Keene이 패널 중 유일한 중국인이며 정부를 대표하고 있는 팡 신가이(Fang Xinghai) 부국장에게 중국 경제의 자산버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중국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려는 당연하다.”고 말하면서 “중국은 2년 전부터 민간분야 부채문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지금은 리스크가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2년 전에 중국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고성장을 했고, 이로 인해 버블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 중국의 성장은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위기에서 배웠다면서 아주 작은 기관에서 문제가 생겨도 정부가 적극 개입해 중국 전체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없도록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David M. Rubenstein 회장은 지속적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이지만, 많은 나라가 과도한 국가부채를 안고 있고 특히 미국의 감세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나 민족 갈등과 같은 예상 할 수 없는 지정학적 사건인 소위 ‘검은 백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보통 사람들이 행복하고 낙관적일 때 나쁜 일이 생긴다”면서 각종 지정학적 갈등과 분쟁으로 언제 어디서 911과 같은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경제 상황은 항상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에 영향을 받는다고도 지적했다.

Barclays의 CEO Jes Staley는 다시 2006년을 경험하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그러나 만약 또 한 번의 위기가 온다면 은행의 경우 이번에는 지난 위기 상황과는 분명히 다른 자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지난 경제위기를 통해 은행들이 체질개선을 이뤘고 은행과 정부 관련 기관들이 굉장히 긴밀하게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위기가 온다고 해도 은행이 발원지는 아닐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M&G인베스트먼트 Anne Richards 의 앤 리처즈 CEO 역시 수년간 누적된 자산버블과 과도한 부채는 언제든 위기를 발동시키는 방아쇠이며 위기 때마다 극복할 규제와 방안을 찾지만 다음 위기가 어떤 형태와 결과일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술 관련 시스템 리스크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는 클라우드 기반의 사이버 스페이스에 수많은 업무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와이파이를 통해 연결될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대로 세계의 모든 업무는 멈추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글로벌 사회의 상호 연결성이라는 또 하나의 리스크, 곧 위기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는 지난 10년간 경제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도한 양적 완화와 저금리라는 처방을 해 왔지만 이로 인해 자산버블이라는 다른 위기의 씨앗이 뿌려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이 버블이 한꺼번에 폭발하지 않도록, 또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게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게 현재 지구촌의 공동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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