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에서 큰 주목을 받는 이슈 중 하나가 기후변화다. 과거에도 꾸준히 논의는 됐으나, 올해 20개 이상의 세션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다보스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방증한다. 그 중에서도 평소 본인과 WEC가 그 중요성을 강조해 온 FEW Nexus에 대한 내용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주목을 끌었다.

Food – Energy – Water의 밀접한 상관관계, 그리고 기후변화
식량, 에너지, 물 세 가지 자원은 서로 불가분하게 얽혀있다. 머리 글자를 따서 FEW Nexus라고 부르는데, 이 중 한 가지 자원이 부족하게 되면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는 자원들의 선순환을 가로막는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들면 식량수급에 영향을 미쳐 값이 오르고, 발전소 터빈의 열을 식힐 냉각수도 부족하니 에너지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다보스의 FEW Nexus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그 열기가 대단했다.

기후변화가 가중시킨 FEW
기후변화가 가중시킨 FEW 부족 문제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현재 일어나고 있다. 2012년 미국의 가뭄을 비롯해 최근 급작스레 일어난 지구촌의 기상이변 모두 FEW 수급에 문제를 일으켰다. 지구 온난화로 인류의 중요한 수자원인 산악의 빙하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수분의 증발량이 늘어나 가뭄이 일어난다. 극단적인 기상이변과 함께 병해충이 증대되거나 작황 질과 양에 문제가 생기는 것 모두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가뭄으로 지표면에 수자원이 줄어들게 되면 지하수를 퍼 내기 위해 또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이 모든 악순환은 인류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들은 이러한 구조에서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UN에서 기후변화와 FEW Nexus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다.

FEW에 대한 이해 및 협력 증진의 필요성
FEW Nexus는 서로 단단히 연결됐기 때문에 미시적 관점으로 식량 문제만, 에너지 문제만, 물 문제만 별개로 접근해서는 개선이 어렵다. 아직까지 모든 사람들이 세 가지 자원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까닭에 통합적 접근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또한 정부, 비정부, 기업 등이 별개로 움직여서도 효과적인 솔루션을 찾을 수 없다. 사안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섹터들이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각자의 역할을 해 낼 때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보스의 관계자들도 동의했다. 다보스에 모인 세계의 리더가 기후변화와 FEW Nexus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동의 역할을 알게 된 것 만으로도 본 포럼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 더욱 실천적인 방향으로 심도 있게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한 장이 바로 본인이 공동회장으로 있는 세계에너지협의회(WEC)라고 생각한다. 작년 대구총회에 이어 2016년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세계에너지총회는 다보스에서 동의한 바와 같이 ‘다양한 섹터’의 사람들이 모여 주제에 대해 같은 페이지에서 이해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판을 그릴 것이다. WEC 공동회장 자격으로 처음 참석하게 된 다보스포럼, 그 중에서도 기후변화와 FEW Nexus 관련 세션이 각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