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에 대한 전세계적인 동향을 분석해보았을 때, 에너지 수급의 상황과 경제수준을 기준으로 크게 4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A그룹은 선진국이자 에너지 순 수입국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 그룹을 대변하는 국제협의체이다.  B그룹은 A그룹과 정반대 즉 개발도상국이며 에너지를 수출하는 국가들이다. 브라질, 러시아, 중동국가들, 동남아의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이 그룹을 대변하는 국제기구로는 OPEC이 있다. C그룹은 개도국이면서 에너지 순수입국이다. 한국, 중국, 인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D그룹은 선진국이며 에너지 순수출국이다. 캐나다, 호주 등이 이 그룹에 해당된다. 

이들 그룹 가운데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룹은 A그룹(선진국+에너지순수입국)과 B그룹(개도국+에너지 순수출국)이며 이들 그룹이 세계에너지시장을 좌지우지하는 major player그룹이다. 이들 두 그룹은 수출국과 수입국을 대표해 사사건건 상호 Blame game을 벌인다. 

A그룹은 에너지 수출국들이 OPEC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생산자 카르텔을 구성해 공급을 조절하고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B그룹은 선진국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조절하고 있으며 투기를 일삼아 급격한 유가 폭등과 폭락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책임을 A그룹에 돌리고 있다. 이들 두 그룹은 지난 수십 년간 breakthrough 없이 냉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C그룹과 D그룹은 국제에너지시장에서의 발언권이 그리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주요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경향이 크다.

WEC 아시아지역회의에는 앞에서 언급한 4개 그룹에 속하는 국가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A그룹에는 일본이, B그룹에는 인도네시아가, C그룹에는 한국, 중국, 인도가 포함되어 있으며, D그룹에는 오스트레일리아가 포함된다. 

이처럼 에너지시장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회원국들로 구성된 WEC아시아지역회의는 왜곡된 Global Energy Market을 Rebalancing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전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인 중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수요가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역도 아시아이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가장 빨리 증가하는 지역 또한 아시아이다. 따라서 아시아에 세계에너지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에너지 이슈들이 집중되어 있다. WEC아시아지역회의는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전향적인(proactive)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global energy market을 rebalancing할 수 있는 에너지 분야 champion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위 내용은 WEC 총회가 열리고 있는 몬트리올에서 12일 열린 WEC 아시아 지역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한     내용을 요약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