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구총회는 Sustainable Partnership 구축의 場으로…   

몬트리올 세계 에너지 총회(World Energy Congress)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6일 폐막했다. ‘글로벌 위기에 지금 대처하자 – 지구를 위한 에너지 변화’라는 주제로 전 세계 에너지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일부 주제에 대해서는 참가자들간의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다른 많은 주제에 대해서는 대립적인 입장만 재차 확인해야 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국들은 에너지 효율향상과 신재생에너지를 확대를 통해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를 펼쳤던 반면, 에너지 수출국들은 에너지 수급불안이 공급의 문제라기보다는 투기 등 에너지시장 외적인 데 기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실 이 같은 대립은 IEA를 필두로 한 에너지 수입국과 OPEC을 앞세운 에너지 수출국 사이에서 끊임없이 있어왔던 논쟁이다. 선진국들과 개도국들간에 탄소배출감축 문제 등 기후변화의 원인과 처방을 놓고 날 선 대립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전망에 대한 희망적인 시각과 회의적인 전망도 교차했다. 아직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5~6%의 비중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가 고갈되어가는 화석에너지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부족과 기후변화라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유일한 답이라는 기존의 입장도 다시 한번 제기됐다.
필자는 컨퍼런스에서 “지속적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없다면 신재생에너지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또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적절히 조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이번 총회 기간 내내 다양한 국익을 대변하는 에너지 업계 이해관계자들을 지켜 보면서 한가지 안타까웠던 것이 있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문제에 밀려 핵심이슈에서 늘 한 발 밀려나 있는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이상의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 없이 생활하는 15억 명, 좀 더 범주를 확대할 경우 세계인구의 절반가까이가 에너지 빈곤을 겪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인식을 좀더 확대할 수 있었다는 점이 그나마 성과라고 위안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 나라에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간의 상생협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생협력은 단순한 top-down 방식의 시혜적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공생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시장에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수출국과 수입국,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에너지 과잉 사용국과 에너지 빈곤국의 불균형문제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Sustainable Partnership)이 필요하다. 이것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의 상생협력의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이다.

이제 2013년 대구 세계에너지총회를 향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아직 풀어야 하는 에너지 관련 숙제들도 많고 갈 길이 멀지만 인류의 가장 위대한 자산인 협상과 양보를 통해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전 세계에너지 전문가들이 대구에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위한 상생을 논의하고 딜레마에 빠진 에너지와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역대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위 내용은 몬트리올 WEC 총회 폐막식연설 및 총회에서 주로 논의된 사안들을 정리한 글임